목회칼럼
때가 아니라 방법이 중요합니다 (사도행전 1:6-8)
부활한지 40일째 되던 날,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예루살렘 시가지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감람산을 향해 가셨습니다(참조 12절).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어봅니다.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때니이까?”(6절b). 아마도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감람산에 오르신 것을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으로 이해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질문은 당시 유대인들이 가장 고대하고 궁금해하던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예수님으로부터‘하나님 나라’와‘성령세례’에 관해 교육을 받은 제자들은 더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에게 있어 성령님이 오신다는 것은 그 나라가 도래한다는 말과 같은 의미였기 때문입니다. 구약의 선지자들도 하나님께서 메시아 왕국을 세우실 때 그분의 영을 부어주실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더욱이 예수님께서 몇 날이 못 되어 성령님이 오실 것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5절), 제자들은 당연히 그 나라도 곧 도래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질문에는 적어도 세 가지 오해가 있었습니다.
①‘하나님 나라’를‘이스라엘 나라’로 이해함으로써 그들은 하나의 지상 왕국 또는 민족 국가를 기대하고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여기에는 그들의 뿌리 깊은 선민사상이 깔려 있습니다.
②‘회복하다’는 말에서 그들은 정치적이고 영토를 지닌 나라를 기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당시 로마의 속국이었던 이스라엘이 그들의 압제로부터 해방되어 찬란했던 옛 다윗 왕국의 영광을 재건할 것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③ 그리고‘이때입니까’라는 말에서 그들은 그 나라가 즉각적으로 설립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제자들의 질문으로 보아 그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도 여전히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의 공생애 동안 끊임없이 그 나라의 도래와 거기에서 자신들이 맡을 역할에 대해서 궁금해 했습니다.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은“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7-8절). 제자들이 물어본 것은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때’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그 나라가 임하는‘방법’이었습니다. 즉 예수님은 제자들에게‘지금 너희에게 중요한 것은 때가 아니라 방법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너희의 증인사역을 통해서”라는 것이고, 그‘증인사역’은 반드시‘성령세례’를 전제조건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증인이 되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하신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성령님의 권능을 의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대답에서 몇 가지 중요한 통찰력을 얻게 되는데, 그것은 하나님 나라의 본질과 범위와 도래입니다:
첫째, 하나님 나라는 영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나라는 오직 성령님에 의해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에 구현되는 그분의 통치영역이며, 성령님의 역사에 의해서 점차 확장되는 나라입니다.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를 정치적 개념으로 보는 것을 거부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서는 작용하지 않고 오직 하늘에서만 작용하는 듯이 지나치게 그것을 영적으로 해석하는 반대편 극단에 대해서도 조심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 나라의 구성원은 전 세계 사람들입니다.하나님 나라에서는 민족적∙혈통적인 것과는 상관없이 예수님을 믿고 성령님으로 말미암아 중생을 체험한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승천하기 직전에 제자들을 향해 모든 민족을 제자삼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8절에서 예수님은 재차 선교의 비전을 넓혀주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 안에서는 민족도, 인종도, 국가도, 계층도, 성별도 교제를 나누는데 장벽이 되지 않습니다. 모두가 구성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때, 구속받은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이끌려 나오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 나라는 점진적으로 확장됩니다. 제자들을“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때입니까?”라고 물었지만, 주님은“그렇지 않다”고 하시며, 때와 기한은 하나님 아버지의 소관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때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시작해서 땅끝까지 이르는 데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권능을 통해 복음이 만국에 전파되어 전 세계적인 선교가 있어야만 끝이 올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 끝날까지 증인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결론>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는‘때’가 아닙니다. 종말의 시간표가 아닙니다. 종말에 일어날 징조가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그 나라가 어떻게 확장되고 완성되느냐 하는‘방법’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령님의 권능으로 충만해져서 증인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곧 삶의 자리에서 말씀을 살아내고 복음을 전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입니다